김기덕 감독에게 폭행, 모욕을 당했다며 고소한 뉴스를 들었다. 그런데, 이런 범죄가 김기덕만 저질렀을까? 지금이야 출연 섭외과정에서 시나리오와 콘티를 제시하면서 노출 수위를 자세히 협의하는 편이지만, 과거에는 감독이 벗으라면 벗는 게 여배우의 처지였고, 잘 벗을 수록 연기 열정이 넘친다는 칭찬(?)을 듣는 게 이 바닥 현실이였다. 이상아가 미성년자 시절 [길소뜸]에 출연했을 때, 임권택 감독의 요구(?)로 옷을 벗어야 했다는 고백은 예술을 위해서 어디까지 희생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분야이든 발전을 위해서는 세간의 상식선을 과감히 깨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거미의 성]을 찍으면서 미후네 토시로에게 진짜 화살을 쐈다거나, 베르너 헤어조크가 촬영장을 떠나려는 클라우스 킨스키에게 권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다는 일화가 좋은 예이다. 구로사와가 스승으로 생각한 존 포드 역시 연기자들과 스태프를 혹독하게 다룬 건 유명하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자서전에서 '포드 자신도 괴로웠겠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그랬을 것'이라 두둔하긴 했지만....)그러나, 자신의 이상과 꿈을 위해서 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그럽게 봐줄 수가 없다. 당사자가 겪는 피해도 문제지만, 독선과 광기는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귀에 거슬리는 건 방송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는 배우들이 쓰는 '감독님'이라는 호칭이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였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 공개방송에 안성기가 나왔을 때, 같이 출연한 이상벽이 '외모를 보면 믿기 어렵겠지만, 배창호 감독이 안성기보다 한 살 동생이다. 그래서 안성기가 종종 배창호 감독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안성기가 많이 컸다란 반응을 보인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배우든 감독이든 똑같이 제작사에 고용된 비정규직(!)인 헐리우드와는 달리, 감독이 기획, 제작, 각본, 캐스팅 등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영화계에서 감독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이러다 보니, 배우가 감독을 '감독님'이라고 예우하는 건 당연한 예의범절처럼 되어버렸다. 김감독, 이감독이라고 부르면 되지, 굳이 감독님이라고 불러야 할까?
MBC [제2공화국]에서 '각하는 다리 아래(脚下)란 말이다. 이런 일제의 잔재는 쓰지 말자'는 대사가 나온다. 하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한참 지났지만, 아직도 '각하'라는 호칭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통령님'이라는 요상한 호칭도 튀어나온다. 직위 자체만으로 부르는 건 왠지 무례해 보인다는 한국인 특유의 공손함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순간, 상대방의 권위는 높아지고 자신은 저자세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관계에서는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혼자 꾹 참는 것이 미덕이 된다. 대한항공이 외부 컨설팅 회사를 통해 항공사고의 주요원인을 파악하게 했을 때, 기장이 잘못 된 결정을 내렸어도 부기장은 묵묵히 따르는 수직적 관계를 지적했다. 히딩크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시합 도중에는 서로에게 반말로 대화하라고 명령했다. 지나친 공손함은 예가 아니다 (過恭非禮). '님'이라는 존칭은 '하느님'에게만 썼으면 좋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떤 분야이든 발전을 위해서는 세간의 상식선을 과감히 깨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거미의 성]을 찍으면서 미후네 토시로에게 진짜 화살을 쐈다거나, 베르너 헤어조크가 촬영장을 떠나려는 클라우스 킨스키에게 권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협박을 했다는 일화가 좋은 예이다. 구로사와가 스승으로 생각한 존 포드 역시 연기자들과 스태프를 혹독하게 다룬 건 유명하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자서전에서 '포드 자신도 괴로웠겠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그랬을 것'이라 두둔하긴 했지만....)그러나, 자신의 이상과 꿈을 위해서 타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그럽게 봐줄 수가 없다. 당사자가 겪는 피해도 문제지만, 독선과 광기는 성공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귀에 거슬리는 건 방송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는 배우들이 쓰는 '감독님'이라는 호칭이다.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였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 공개방송에 안성기가 나왔을 때, 같이 출연한 이상벽이 '외모를 보면 믿기 어렵겠지만, 배창호 감독이 안성기보다 한 살 동생이다. 그래서 안성기가 종종 배창호 감독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안성기가 많이 컸다란 반응을 보인다'란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배우든 감독이든 똑같이 제작사에 고용된 비정규직(!)인 헐리우드와는 달리, 감독이 기획, 제작, 각본, 캐스팅 등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국영화계에서 감독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이러다 보니, 배우가 감독을 '감독님'이라고 예우하는 건 당연한 예의범절처럼 되어버렸다. 김감독, 이감독이라고 부르면 되지, 굳이 감독님이라고 불러야 할까?
MBC [제2공화국]에서 '각하는 다리 아래(脚下)란 말이다. 이런 일제의 잔재는 쓰지 말자'는 대사가 나온다. 하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선 지 한참 지났지만, 아직도 '각하'라는 호칭은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통령님'이라는 요상한 호칭도 튀어나온다. 직위 자체만으로 부르는 건 왠지 무례해 보인다는 한국인 특유의 공손함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순간, 상대방의 권위는 높아지고 자신은 저자세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관계에서는 불합리한 일이 있어도 혼자 꾹 참는 것이 미덕이 된다. 대한항공이 외부 컨설팅 회사를 통해 항공사고의 주요원인을 파악하게 했을 때, 기장이 잘못 된 결정을 내렸어도 부기장은 묵묵히 따르는 수직적 관계를 지적했다. 히딩크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시합 도중에는 서로에게 반말로 대화하라고 명령했다. 지나친 공손함은 예가 아니다 (過恭非禮). '님'이라는 존칭은 '하느님'에게만 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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