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H. 루이스 감독의 [빅 콤보 (The Big Combo)](1955)는 교활한 갱단 두목과 그를 잡아 넣으려는 형사의 대결을 담고 있다. 로버트 콘테가 연기하는 미스터 브라운은 언제든 침착함을 잃지 않는 사업가처럼 보인다. 원래 이 역할은 잭 팔란스가 맡을 예정이였지만, 제작자와 불화로 하차하면서 콘테를 추천했다고 한다. 콘테의 평범한 외모와 튀지 않는 연기가 오히려 용의주도한 범죄자의 모습을 잘 부각시킨다. (후일 그는 [대부]에서 돈 콜레오네로 캐스팅 되지만, 원작소설의 히트로 제작규모도 커지면서 말론 브란도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바르지니를 맡게된다.)
그를 쫓는 다이아몬드 형사는 코넬 와일드가 연기하는 데, 둔하게 보일 정도로 우직해서 좋은 대조를 이룬다. 브라운은 자신을 귀찮게 하는 다이아몬드를 조롱하지만, 점점 위기감을 느끼면서 과격한 수단을 쓰는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와일드는 외모와는 달리, 6개 국어를 구사하고 장학금을 받으면서 의대에 다녔으며, 올림픽 펜싱팀 선수로 선발된 적도 있다니, 사람은 외모로만 판단해선 안 될 것 같다.
조연도 흥미로운 데, 한 때 브라운의 보스였지만 늙어서 부하로 관계가 역전 된 맥클루어를 연기한 브라이언 돈 레비, 브라운의 부하이면서 게이 커플(!)을 연기하는 리 반 클리프와 얼 홀리맨도 흥미롭다. 특히 나중에 마카로니 웨스턴으로 스타가 되는 클리프가 게이 연기를 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당시 상황을 감안할 때 이렇게 노골적으로 동성애 관계를 묘사했다는 게 대단하다.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묘사한 촬영감독 존 알톤의 솜씨도 이 영화의 매력을 한껏 살리지만, 프리츠 랑의 [빅 히트]를 떠올리게 할 만큼 답답하게 진행되는 전개(지나치게 무능한 경찰, 불필요하게 잔인한 악당, 그 사이에 낀 희생자들)와 감정이입 할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잘 만든 수작과 걸작의 차이는 사소해 보이지만, 의외로 큰 것이다.
IMDB: 7.4/10
로튼 토마토: 92%/100%
marlowe: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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