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dred Pierce: 敗家女 영화


한밤중에 총성이 울리며 남자가 쓰러지고, 여자는 경찰서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는 점에서 [밀드레드 피어스 (Mildred Pierce)] (1945)는 필름 느와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가 여성의 이혼과 재혼, 일과 가정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멜로드라마에 가깝다. 특히 모녀관계가 중요 플롯이란 점에서는 [스텔라 달라스 (Stella Dallas)] (1937)나 [슬픔은 그대 가슴에 (Imitation of Life)] (1959)가 연상된다.

밀드레드 피어스라는 여인이 있다. 그녀의 주위에는 세 남자와 두 딸이 있다. 그런데 남자들은 하나같이 시원찮고, 큰 딸은 인성이 개차반이며 작은 딸은 죽었다.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다. 원작자 제임스 M. 케인의 다른 소설 [포스트 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나 [이중배상 (Double Indemnity)] (1944)도 막판은 신파로 흘러가는 걸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레이먼드 챈들러가 케인을 공개적으로 욕한 것도 그런 정서를 참을 수 없어서가 아닐까?)

유감스럽게도 주연도 조연들도 너무 일차원적이라 감정이입이 안 된다. 특히 살해 당하는 남자는 침팬지 수준의 지능도 갖추지 못했고, 딸은 [오멘]의 데미안을 천사처럼 보이게 만들 정도로 인간 쓰레기이다. 모든 캐릭터들은 철저하게 정해진 스토리를 따라가는 인형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중요한 점은 여성의 재혼과 직장생활에 따른 문제점들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아마 당시 관객들에게는 이 점이 꽤 먹혔던 것 같다. 조디 포스터처럼, 나는 조안 크로포드에 어떤 매력도 느끼질 못하겠다. (그들은 포유류보다는 파충류처럼 보인다.) 그래도, 크로포드의 당당함은 영화 전체를 지배해서,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 쥘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크로포드의 딸에 의하면, 그녀는 자신이 탈락할 거라고 생각해서 꾀병을 핑계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불참했지만, 수상발표 직후 풀 메이크업을 하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한다.)


IMDB: 8.0/10
로튼 토마토: 83%/100%
marlowe: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