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풀러의 [미국의 암흑가 (Underworld U.S.A.)] (1961)는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소년이 성인이 되어 복수한다는 점에서 [네바다 스미스 (Nevada Smith)] (1966)를, 범죄조직을 상대로 개인이 복수를 한다는 부분은 [포인트 블랭크 (Point Blank)] (1967)를, 그 복수가 지나치게 잔인하고 멍청하다는 면에선 [빅 히트 (The Big Heat)] (1953)를 연상시킨다.
새해를 맞이하기 직전, 14살 소년 톨리 데블린은 아버지가 4명의 범죄자에게 두들겨 맞는 장면을 목격한다. 지방검사 드리스콜은 증언을 부탁하지만, 톨리는 자기 방식대로 해결하겠다며 거절한다. 소년원과 교도소를 전전하던 그는 성인이 되어 그 말을 실천한다.
사무엘 풀러만큼 흑백영화가 잘 어울리는 감독이 있을까? 그러나 그의 영화 속 캐릭터들은 회색이다. 주인공 데블린은 그가 증오하는 원수들보다 나을 것이 없는 인간 쓰레기이다. 그는 자신을 자식처럼 아껴주는 샌디 아줌마가 새해 선물을 꺼내주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훔쳐본다. 영화는 여기에 어떤 도덕적 판단을 내리지 않고, 마치 이것이 그의 천성인 것처럼 담담히 묘사한다. 하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원칙은 있으니, '절대 밀고하지 않는다'이다. 그리고, 이 원칙은 그의 원수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경멸하는 것은 검찰에 협조하는 행위다.
그런데, 자신의 원수들이 얼 코너스가 지배하는 범죄조직의 중견 간부가 된 걸 알게 된 데블린은 코너스 일당을 체포하기 위해 특수 전담반을 운영하는 드리스콜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자신의 원칙을 어기는 행동이 아닐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데블린은 드리스콜의 지시를 어기면서까지 자기 복수에 유리하도록 판을 꾸민다. 악당들은 멍청하게도 데블린의 말만 믿고 그를 조직원으로 받아들이며, 30년 이상 같이 일했던 동료를 의심한다. 그럼에도 그들이 범죄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건, 경찰들이 훨씬 더 멍청했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전담반이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으며, 심지어 증인보호조차 하지 않는다.)
모든 복수를 끝내고 더블린은 손을 씻으려하지만, 코너스가 자신의 애인을 죽이려는 걸 알고 코너스를 사살한다. 더블린의 죽음은 그가 자기 손에 피를 묻혔기 때문일까, 예정에 없던 살인을 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경찰에 협력했기 때문일까? 한국에는 벤 아저씨로 알려진 클리프 로버트슨의 연기도 좋았지만, 냉혈한 킬러를 연기한 리처드 러스트가 더 인상적이였다. 살인지령을 받으면 잠시 머뭇거리지만, 선글라스를 쓰는 순간 냉혈한 살인마로 변하는 모습이 소름끼친다. 90년대에 리메이크 했다면, 케빈 베이컨이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극 중에서 코너스는 이렇게 말한다.
"드리스콜 같은 사람은 늘 있었고, 우리들같은 사람도 늘 있었다. 그러나, 이기는 건 우리들이다."
결국 이건 비지니스인 것이다.
IMDB: 7.5/10
로튼 토마토: -%/100%
marlow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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