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단상 영화


아래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3D나 4DX를 싫어한다.
비싼 가격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영화에 몰입을 방해한다.
안경 위에 3D 안경을 쓰면 불편하고, 입체영상은 어지러우며, 4DX 효과는 거슬린다.
이런 서비스는 의외로 일찍부터 시작되었다.
초기 영화인들은 영화를 스토리 전달 보다는 가상현실 체험 매체로 보았다.
영화의 몰입을 도와주는 장치가 어떤 관객에게는 훼방꾼으로 다가온다.
그런 관객들도 2D로 영화를 볼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다.

몰입을 위해 생겼지만 방해가 되는 건 또 있다.
특수효과와 메소드 연기가 그렇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Something's Gonna Live]에 출연한 장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히치콕이 지금 영화를 찍는다면, 분명 특수효과를 쓸 겁니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요즘 특수효과는 화려함이 지나쳐서 영화에 몰입을 방해할 때가 많다.
심지어, 특수효과만 잘 빠지면 연기나 플롯은 상관없다는 사람들도 많다.

메소드 연기도 그렇다.
초기의 신선함을 잃고 매너리즘에 빠진 것도 크지만, 연기 테크닉 자체에 너무 공을 들여서 영화와 배우가 따로 논다.
관객들은 '우와, 크리스찬 베일이 엄청 살쪘네. 저걸 언제 다 빼지? 제니퍼 로렌스가 저기서 진짜 다람쥐를 사냥했대'라고 말한다.
물론 이건 배우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은 SNS로 스타와 팬들이 실시간 소통을 하고, 감독이나 영화사의 색깔은 점점 옅어지는 세상이다.

가급적 나는 조조상영을 선호한다.
가격도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한적한 분위기가 좋기 때문이다.
휴대폰 사용이나 옆 사람과의 대화처럼 공인된 비매너 이외의 일로 불쾌감을 겪으면 난처하다.
팔걸이 확보(!)는 비행기에서 의자를 뒤로 얼마나 눕힐 수 있는가 만큼이나 미묘하다.
좌우 양쪽에 앉은 사람들이 팔걸이를 양보하지 않아서 팔짱을 끼고 보게 된다.

지난 주에는 모자를 쓰고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빈자리가 많으면 신발을 벗고 다리를 앞좌석에 걸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장소에서도 간혹 보이는 데, 어제 카페에서 한 쪽 발을 의자에 올린 뒤 턱을 괸 채 대화를 나누는 사람을 봤다.
예전에는 이런 행동은 나이를 먹은 사람들이나 하는 주책이라고 생각했는 데, 요즘은 젊은 사람들도 그런다.
어디서 잘못 된 걸까?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를 안 먹으면 뭔가 빠진 것 같다.
문제는 비싸고, 양이 많다.
근처 편의점에서 사도 되지만, 풍미가 다르다.
1인분으로 팔 수는 없을까?

일부 극장이 로열석을 지정해서 같은 회차라도 관람료를 높게 받는다고 한다.
어떤 관객은 필요 이상으로 예매한 다음, 상영 20분 전에 필요좌석만 남기고 취소를 해서, 쾌적하게 영화를 본다고 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오늘 [성난 황소]를 보려고 예매했는 데, 일이 생겨서 포기해야 한다.
예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는 데, 사람처럼 인연이 아닌 영화도 있는 것 같다.


PS. 아쉬움을 달래러 [안치오전 + 걸판 극장판]을 예매했다.
      이걸로 [걸즈 앤 판처]를 3번 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