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11일
통역의 어려움

통역: 장군님이 패튼 장군님과 건배를 하고 싶으시답니다.
패튼: 이렇게 전하게. 고마운 말씀이지만, 나는 러시아 개자식과는 건배하고 싶지 않다고.
통역: 전 그런 말 못해요!
패튼: 말해, 내가 한 말을 그대로.
통역: [러시아말로] 패튼 장군님은 러시아 개자식과는 건배하고 싶지 않답니다.
장군: [러시아말로] 지금 당장 전하게, 그도 개자식이라고!
통역: 장군님은 당신도 똑같은 개자식이랍니다.
패튼: 아주 좋았어. 그에게 말하게. 개자식들끼리 한 잔 하자고.
최근에 본 [데어 윌 비 블러드]에도 위와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 데, 바람직한 통역의 자세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만약 한 쪽에서 무례한 말이나 잘못된 말을 했을 때, 샌드위치 속의 햄처럼 끼인 통역은 어떻게 해야할까?
말한 쪽의 의도를 물어보거나 실수를 지적해줘야 할까?
아니면 그대로 전달해야 할까?
그도 아니라면, 자신이 알아서 적당히 윤색해서 전달하는 게 좋을까?
번역의 경우는 어떨까?
원본에 오류가 있는 경우, 수정을 해야할까?
아니면 그대로 번역한 다음, 주석을 다는 게 좋을까?
미리 저자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까, 그냥 넘어갈까?
자신이 동의하기 어려운 책의 번역을 맡았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일본 극우주의자의 책을 번역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국인으로서 거절해야 할까?
아니면, 일은 일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일까?
원문에 충실한 번역으로 끝내야 할까, 별도로 자기 의견을 덧붙혀야 할까?
통역이란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맨 손으로 전달하는 일 같다.
# by | 2008/03/11 11:55 | 문득 떠오른 생각들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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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통역의 어려움(?) 기타 잡담
통역의 어려움(marlowe님 블로그에서 트랙백)1. 소개하신 패튼 영화에서는 정확하게 son of bitch였습니다. 마봉춘판에서는 "뭣같은 놈"이라고 번역했지요. 2. 톰 클랜시의 와인버거의 초괴작 "넥스트 워"의 경우는 2차 대전의 기본지식도 개판치는 이야기가 몇군데 나옵니다. 역자는 당연히 모르고 이걸 그대로 옮겼지요. 좀 괜찮은 주석서 같은 경우는 저자의 의견이나 최신 학계의 의견을 넣는데 일어중역이지만 아니라고 개뻥치는 "로마 제국 ......more
이준님/ 예.
...중국 어느 도시에 한국 기업인이 투자를 했고 투자 환영회가 열렸다. 그 도시의 유지들-공산당 서기며 간부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이 한국 기업인 왈,
"...이제 중국도 빨리 공산 통치를 벗어나 자본주의 체제로 돌입하여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하고 어쩌고.." 옆에 있던 저자가 얼굴이 하애진 상태에서
옆에 있는 통역을 팔꿈치로 꾹 찌르자 통역이 이렇게 번역했더란다.
"공산당이 없이는 신중국도 없고 신중국 없이는 개혁개방의 오늘도 없다." 통역이 끝나자 열화와 같은 박수가 나오고 무사히 현장을 넘겼다나.
한국기업이 중국에서 활동할 때 조선족을 통역 겸 가이드로 자주 활용하는 데, 문화적 차이로 문제를 빚을 때가 많다더군요.
통역은 결국 샌드위치 신세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