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실제 마리아 폰 트라프 여사와 그녀를 영화 속에서 연기한 여배우들이다. 폰 트라프 대령은 제3제국의 해군으로 복무하라는 요청을 받자 가족들과 미국으로 망명을 했고, 그곳에서 가족합창단을 만들어 활동했다. 어느 날 마리아는 미국인 흥행사로부터 sex apeal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자, 음악 전문점에 갔다. 상품목록의 S열을 열심히 찾다가 지친 그녀는 매장 직원에게 물었다. "섹스 어필은 어디에 있나요?" 외국어를 배운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웃어 넘길 수도 있지만, 나도 궁금하다. 섹스 어필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타고나는 것인가, 돈과 노력으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인가?
자연계에서 생명체는 짝짓기 상대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어떤 동물은 노래로 구애를 하고, 다른 동물은 자신의 깃털을 과시해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자신을 돋보이게 만든다. 때로는 다른 수컷들과 결투를 벌여서 경쟁자들을 제거하거나, 자신이 사냥한 먹이를 암컷에게 뇌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발정기가 없는 인간은 효과적인 짝짓기를 위해 어떻게 성적매력을 발산할까?
요세프 폰 스텐버그는 마를렌 디트리히의 매력을 자신이 창조했다고 주장했다. 남자 옷을 입고, 옴폭 파인 뺨을 강조하는 화장을 한 디트리히는 한 세대를 풍미한 섹스 심볼이였다. 또 다른 섹스 심볼인 브리짓트 바르도는 헝클어진 헤어스타일로 유명했는 데, 실상 그녀의 자다 일어난 듯한 부시시한 머리는 미용사가 몇 시간을 공들여 만든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성적 매력은 타고난 게 아니라, 인위적인 작업으로 만들 수 있는 걸까? 하지만, 스텐버그는 디트리히의 매력에 빠져 이혼도 불사했지만, 결국 디트리히와 결별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브리짓트 바르도 역시 로제 바딤과 결혼생활을 유지한 바 있다. 여배우는 감독의 지시에 따르는 마리오네트가 될 수도 있지만, 그를 인도하는 뮤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성적매력의 요소는 문화권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이지만, 대동소이하다. 시각적인 매력이다다이어트, 성형수술, 패션, 화장품 등에 돈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스콧 아담스(딜버트의 창조자)의 말을 빌리면, 모든 광고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할 뿐이다. 여자들에게는 "이 제품을 쓰면, 당신도 비키니 수영복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남자들에게는 "이 제품을 쓰면, 당신도 비키니 수영복 모델과 데이트를 할 수 있습니다."
(나체주의자가 아닌 이상) 사람들은 옷을 입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엄청난 미남, 미녀가 아닌 이상 옷에 신경을 쓴다..(조인성이 누더기를 입으면, 쿨한 빈티지. 그보다 못난 사람이 입으면, 그냥 상거지!) 그런데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는 옷차림은 무엇인가? 색상과 촉감이 좋은 옷? 유명 브랜드? 혹시 옷 자체가 아닌, 그 옷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우리를 자극하는 게 아닐까? 나치 군복은 2차대전 당시 실용성은 떨어졌지만, 묘한 성적 자극을 준다. 이건 소방관 유니폼도 일본 세라복도 마찬가지이다.
옷에서 좀 더 나아가 보자. 대부분의 남자들은 차를 좋아한다.여기서 차를 좋아한다는 말은 차가 갖고 있는 성능과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의미도 되지만, 또한 그 차가 여자를 얻게 될 확률을 높여주는 수단이라 좋아한다는 의미가 있다. (물론 차를 짝짓기 상대로 좋아하는 남자들도 극히 일부 존재한다. 자신의 애차와 함께 합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기는 남자도 있고, 트랙터와 섹스 도중 복상사를 당하는 행운남(?)도 꾸준히 발생한다고 한다.) 바닷가로 걸어가서 컵라면을 먹으면 궁상이지만, 벤츠를 타고 가서 먹으면 낭만이다. 좋은 차는 자신이 우월한 번식 상대(돈이 많은!)라는 메시지를 담은 광고판인 것이다. 여자들이 명품 백에 집착하는 것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 "나는 비싼 백을 갖고 다닐 만큼 능력있는 (또는 비싼 백을 남자들이 사줄 만큼 매력적인) 여자예요."
내 생각에 현재 가장 흥미로운 섹시 스타는 현아이다. 그녀가 무대에 올라서서 보여주는 춤은 패왕색기라는 별명이 부끄럽지 않다. 그녀가 발산하는 성적매력은 단순히 노출 수위가 높아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녀의 성적매력은 타고난 것인가? 그러나,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현아는 귀여운 소녀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그녀는 전문가들의 도움과 본인의 노력의 결과물인 것일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만약 둘 다 그녀의 참 모습이라면, 둘 사이의 간격은 왜 이렇게 큰 것일까? 여자는 그토록 신비스런 존재이다.